유튜브에서 영국 바리스타 챔피언 박상호 대표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커피 그 자체로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는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고, 센터커피라는 브랜드가 단순히 커피 맛을 잘 내는 공간이 아니라, 무언가 ‘더 깊은 고민이 담긴 곳’이라는 인상을 받게 됐다.
1. 커피의 중심을 지향하는 브랜드
센터커피는 2019년, 박상호 대표가 설립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서울 성수에 본점을 두고 DDP, 나인원 한남 등 도심 곳곳에 매장을 운영 중인데, 이 브랜드가 말하는 ‘센터’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철학이 담긴 단어처럼 느껴진다.
센터커피는 커피를 어떻게 하면 더 정직하게, 더 오래도록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좋은 커피를 추출하는 건 기본이고, 그 이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직원 복지, 커피 자원의 현실적인 감소 같은 구조적인 문제까지 함께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보통은 커피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센터커피는 정말 '미래까지 함께 고민하는 커피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클레버로 추출한 향미의 일관성
센터커피의 추출 방식도 꽤 인상적이다.
보통 스페셜티 커피 하면 ‘손으로 직접 내리는 핸드드립’을 떠올리기 쉬운데, 여기는 오히려 클레버(Clever) 같은 도구를 사용해 추출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
클레버는 침출식 방식이라 바리스타마다 커피 맛이 다르게 나오는 걸 줄일 수 있다.
“누구나 같은 커피를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 그리고 향미 중심의 커피를 구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 느껴진다.
이런 방식은 '정성을 다해 내리는 커피'라기보다는 ‘정확하고 균형 잡힌 커피’를 만들기 위한 센터커피만의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3.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센터커피의 매장은 대체로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외관 또한 크고 심플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서울숲 본점은 공원 바로 옆, 길가에 위치해 있어 쉽게 눈에 띄지만 과하게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더 차분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공간 구성 덕분에, 자연스럽게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메뉴 구성도 마찬가지다.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한 단출한 메뉴와 디저트 없이 운영되는 방식은 손님에게 ‘무엇을 더 고를까’를 고민하게 하기보다는, 한 잔의 커피에 오롯이 집중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센터커피만의 정체성이 느껴진다.
센터커피피는 지속 가능성과 현실적인 운영, 그리고 커피를 둘러싼 산업 전체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하는 드문 브랜드인것 같다. 직원 복지를 챙기고, 커피 자원이 점점 줄어드는 미래에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페를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유튜브 영상 속 박상호 대표의 말과 태도였다.
보통 커피를 하며 돈을 벌겠다고 말하면, 주변에선 그게 쉽지 않다고, 그런 생각은 접으라고들 한다.
하지만 센터커피는 오히려 커피라는 일을 지속하려면, 결국은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시선을 보여주고, 그 말이 단순히 사업 논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오래 지켜가기 위한 고민이라는 점에서 더 깊게 와닿았다.
나도 예전에 카페에서 일할 땐, 결혼을 하고 오래 일하면서 복지를 누리는 미래를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환경 자체가 드물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센터커피가 그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