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릳츠를 처음 알게 된 건 커피를 공부하던 때였다.
스페셜티 커피와 추출에 대한 영상을 자주 보던 중, 어느 날 프릳츠 소속의 박근하바리스타(대표)가 등장한 유튜브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이 브랜드가 궁금해졌고, 검색을 통해 고등어처럼 보이는 로고의 의미, 그리고 브랜드가 가진 철학이 남다르다는 걸 하나씩 알게 됐다.
이후 실제로 서울 매장과 제주 매장을 방문해보며, 프릳츠라는 브랜드가 단순한 카페를 넘어 ‘공간, 커피, 브랜딩, 철학’이 하나로 연결된 브랜드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1. 물범 로고와 공동 창업 – 프릳츠의 시작
프릳츠는 바리스타, 로스터, 제빵사, 디자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 6명이 함께 설립한 브랜드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에, 커피의 품질뿐 아니라 브랜딩, 공간 구성, 메뉴 구성까지 모두 고르게 강점을 지닌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로고는 많은 이들이 고등어나 청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물범(sealion)’을 형상화한 것이다.
바다와 커피가 닮았다고 생각, .프릳츠는 커피의 향미를 찾아 세계 곳곳의 바다를 넘나든다.
(커피를 찾아 바다를 건너는 이미지 → 물범, 향미를 따라 세계를 누비는 느낌 → 브랜드의 철학)
즉, “좋은 커피를 찾아 바다를 건너는 여행자”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담고 있는 이 물범은, 프릳츠가 커피를 대하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 복고적인 브랜딩 – 한국적인 감성과 맛
프릳츠 매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은 ‘옛날 다방 같다’는 것이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유럽풍 대신, 정감 있고 복고적인 인테리어는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노란색 벽, 타자기, 오래된 가구 같은 디테일은 마치 과거로 잠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주었고, 그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험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이런 공간의 분위기와 프릳츠의 커피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프릳츠는 산미가 강한 싱글 오리진보다는 블렌딩 커피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소함과 쓴맛에 초점을 맞춘 듯한 인상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라떼는 밸런스가 좋고 부드러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한 잔이었다.
3. 커피와 빵, 모두를 위한 편안한 공간
프릳츠는 커피뿐 아니라 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베이커리 전문가가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일 만큼, 커피와 빵의 조화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크루아상은 프릳츠의 시그니처 메뉴로 손꼽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 식감은, 프릳츠의 라떼와도 놀라울 만큼 잘 어울린다.
매장 구조도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일부 지점은 바 형식의 오픈된 구조로 되어 있어, 손님과 매장 사이의 경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방식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프릳츠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서울 양재점의 복고풍 감성과 제주 성산점의 탁 트인 뷰처럼, 매장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하나다. 프릳츠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열린 커피 경험’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점이다.
프릳츠는 스페셜티 커피를 어렵지 않게, 그리고 맛있게 풀어낸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귀여운 로고와 복고적인 감성으로 눈길을 끌었고, 그다음엔 커피와 빵의 조화로 만족감을 주었으며, 결국에는 브랜드가 가진 진정성과 철학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 성산점처럼 특별한 풍경 속에 위치한 매장을 찾는다면,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프릳츠의 커피를 여유롭게 즐기는 순간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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